[소식지]사람그리고사람


[사람, 그리고 사람 온라인 38호] 사무실에서 온 편지,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

대구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2025-10-01


[사람, 그리고 사람 온라인 38호] 사무실에서 온 편지,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


20년, 스무살. 20주년이 되고 보니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중 가장 큰 고민은 "우리는 왜 존재하는가?" 였는데요. 이 문제를 답해가기 위해서 6월부터 9월까지 대중 설문조사, 회원모임, 상근자회의, 법인 이사회 등을 거치며 사람센터도 "미션과 비전"이란 것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보통 사회복지기관이나 단체들에서는 어떤 미션과 비전을 굉장히 잘 만들어 두더라고요. (사실 그게 좀 부럽기도 했습니다)


이전에는 사람도 비교적 적고, 굳이 우리 내부에서나 외부적으로 '우리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를 설명하지 않아도 되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사람들은 많아졌고 그만큼 다양해졌습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언어로 조금 정돈을 해 두는 것도 중요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묻기로 한 것이죠. (이 과정은 이번 소식지의 다른 코너에서 상세히 말씀드릴게요)


여차저차 사람들에게 지혜를 구하여 정한 미션과 비전은 이렇습니다.


미션. 

‘장애인'이 자기 삶의 주인으로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동료로서 곁에 있는다.


미션은 조직이 존재하는 이유와 근본 목적입니다. 단 한 문장으로 사람센터가 있는 이유를 정리해 보았는데요. 각각의 의미는 이렇습니다.


*'장애인' : 장애인에 작은 따옴표가 있는 이유는 등록장애인만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변화하고 포착되는 장애인을 모두 포함한다는 의미입니다.


*자기 삶의 주인으로 : 장애인이 보호와 통제, 시설화로부터 벗어난 해방적 주체로 살아간다는 의미입니다.


*동료로서 : 사람센터의 활동가들인 우리가 '장애인'을 어떻게 인식하고 대하고 실천할 것인가를 담은 것입니다.


*곁에 : 우리의 실천은 가장 가까이에서 옹호하고 지원한다는 의미입니다.


적고 보니 뭔가 대단해 보이고 '있어' 보입니다만, 그냥 옆에 동료로서 있는다 정도의 의미입니다.



비전.

모든 동료가 자유롭고 평등한 장애해방 세상.


비전은 조직이 실현하고자 하는 미래상입니다. 어떤 미래를 바라는가 입니다. 사람센터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모든 동료들이 자유롭고 평등한 장애해방 세상을 염원하며 조금씩 조금씩 만들어갑니다.



핵심가치. 

하나, 동료성. 서로가 서로의 동료가 되자!

둘, 당사자 중심. 가장 소외되고 차별받는 사람의 뜻을 먼저 생각하자!

셋, 자율성. 동료가 참여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힘을 주자!

넷, 사회변화. 동료와 함께 장애해방 세상을 만들어 나가자!


핵심가치는 사람센터라는 조직이 움직이는 기준과 철학입니다. 우리의 모든 실천들은 제각기 다른 세부목표와 과정, 평가의 기준들이 있을 것입니다만, 그 모든 것을 이 4가지의 가치 안에서 종합적으로 생각하여 진단하고 개선해 나가자는 의미입니다.


이렇게 미션과 비전, 핵심가치를 정하고 나니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합니다. "우리가 정말 이러고 있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네요. 하지만 이 긴장감, 흔들림을 회피하지 않고 고스란히 안아가며 앞으로도 계속 활동해 보겠습니다.


11월 21일은 사람센터의 20주년 기념식이 열리는 날입니다. 장소 관계로 많은 분들과 함께 할 수는 없지만 많이 축하해주시고 기억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독립적인 활동이 이어질 수 있도록 정기적인 기부를 해 주시는 후원회원이 되어주시는 것도 부탁드리고 싶어요. 고맙습니다.


*정기후원 신청 링크

https://saramcil.org/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