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사람그리고사람


[사람, 그리고 사람 온라인 37호] 우리들의 시국대회

사람센터의 활동가들은 매주 토요일 열리는 민주주의를 위한 시국대회에 함께 하고 있습니다. 너무 너무 춥기도 하고, 저녁시간에 활동지원 시간도 부족해서 고민이 많이 되고, 그래서 은근슬쩍 이번에는 빠질까 하는 마음도 들지만 그래도 갑니다. 시민으로 다른 시민들과 함께 행진하고, 시민으로 다른 시민들과 함께 구호를 외칩니다. 2월과 3월 임재원 활동가님과 김시형 활동가님은 직접 무대에 오르기도 했는데요. 그 발언을 소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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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임재원 활동가의 발언

안녕하십니까, 대구 시민 여러분, 그리고 연대체 동지 여러분.

저는 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 대구지부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구지부의 활동가이자, 장애 당사자로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오늘 우리가 모인 제20회 집회는 단순한 항의의 장을 넘어, 우리 민주주의와 인권의 근간을 바로 세우기 위한 새로운 도약의 시작임을 확신합니다.

먼저, 대통령 윤석열이 불러온 비상계엄과 내란 사태는 우리 사회의 권위주의적 행태가 어떤 결과를 낳는지를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내란이라는 극단적 상황이 현실로 다가온 지금, 우리는 그 어떤 타협도 용납할 수 없음을 선언해야 합니다. 국민의 안전과 자유, 그리고 민주주의의 미래를 위해 즉각적인 탄핵과, 내란을 옹호한 여당 국민의힘의 해체를 강력히 요구합니다.

하지만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가 외쳐야 할 메시지는 단지 정치 권력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우리 사회 깊숙한 곳에 자리한 구조적 불평등, 특히 장애인을 시설에 가두어 사회와 단절시키는 관행은 결코 당연한 일이 아닙니다. 이러한 제도와 관행은 결국 우리 모두의 자유와 인권, 그리고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더 이상 소수의 권력자들에 의해 약자들이 침묵당하는 현실에 머무를 수 없음을, 오늘 이 자리에서 분명히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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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의 미래는 다양한 가능성을 품고 있습니다. 우리가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은 장애인뿐 아니라 모든 약자들이 안전하고 존중받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발판이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기존의 시설 중심의 관리체계를 탈피해, 지역사회 기반의 지원 시스템을 도입하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습니다. 이는 장애인의 삶의 질을 높일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인권과 자유가 뿌리내리는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갈 수 있는 길입니다.

오늘 우리 집회는 단순한 항의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는 우리 사회가 지금까지 묵과해온 불평등과 억압, 그리고 그로 인한 비극적인 결과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성찰하고, 근본적인 변화를 모색하는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 각자의 목소리가 모여 강력한 사회적 요구로 이어질 때, 비로소 진정한 민주주의와 인권이 실현될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에게는 여러 가지 가능성이 열려 있습니다. 내일의 사회는 더 이상 강자의 독재 아래 있지 않고, 약자와 소수의 목소리가 공존하는, 모두가 존엄과 안전을 누릴 수 있는 사회여야 합니다. 오늘 이 자리를 통해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어 나가기 위한 결연한 의지를 다시 한 번 다지며, 우리 모두 함께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아갑시다.

마지막으로 구호 몇 개 외치고 내려가겠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윤석열을 당장 파면하라
내란을 옹호한 국민의힘은 국민들께 사과하고 당장 해체하라
대한민국은 국민의 자유와 인권을 무시하는 산실인 시설을 당장 해체하고 모든 약자들이 살아가기에 안전한 사회를 구축하라
투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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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김시형 활동가의 발언

안녕하십니까. 존경하는 시민 여러분,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모인 여러분께 인사드립니다. 저는 대명동에 살고있는 한 장애인입니다. 제가 이 자리에 나온 이유는 한 지역의 시민으로서 장애인도 존재하고 있음을 이야기하고자 나왔습니다. 저도 여러분들과 같이 아침에 일어나서 직장을 다니고 주말에는 데이트도 하고 친구들도 만나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는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12월 3일 어느 날 갑자기 윤석열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있는 것을 보고 너무나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고 무서웠습니다. 왜냐하면 대한민국의 역사를 보았을 때 국가 비상상황이 발생하게 되었을 때 가장 먼저 죽어 나가는 것이 장애인인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518민주화투쟁부터 코로나19까지 쭉 보았을 때 국가적 비상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먼저 죽어나가는 이들은 바로 사회적 소수자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증명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위기상황에 놓일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5.18 때는 청각장애인이 가장 먼저 죽었으며 그 외에도 장애인에게 정보전달이 잘 되지 않거나 코로나19가 발생했을 때 장애인에 대한 매뉴얼이 없어서 가장 먼저 죽어 나가는 현실들을 봤습니다. 비상계엄이 만약 성공했다면 얼마나 더 끔찍한 일들이 일어났을지 상상만 해도 몸이 떨립니다. 장애인들은 우리들의 목소리, 우리들의 이동권, 우리들의 노동하는 것들을 외쳐왔습니다. 그렇게 해서 지금까지 20년 세월 동안 장애인들의 목소리를 내서 인권을 진전시켰던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것들은 하루아침에 무너뜨리는 결과가 나올 수 있었던 것입니다. 비단 장애인뿐만이 아니라 사회적 소외계층에 대한 인권 역시도 후퇴 되어버렸을지도 모를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사회에서 소외되고 차별 받아온 수 많은 장애인이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단지 생존을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동등한 시민으로써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헌법에 명시된 평등권과 생존권을 무시하는 이상 우리는 끝까지 저항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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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에서는 즉시 마은혁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라고 판결했음에도 최상목이라는 사람이 마치 자기가 대통령이라도 된 듯 행동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헌법재판관들에게도 한마디 합니다. 우리도 얼른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마음 놓고 일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주말엔 영화도 보러 가고 싶습니다. 그리도 더욱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더 이상 시설에서 집안에서 살아가지 않고 여러분과 함께 지역사회에서 살아가고 싶다는 것입니다. 탄핵심판인용이 이미 나왔어야 합니다. 무엇 때문에 이렇게 오래 걸리는 것입니까? 이것이야 말로 시간 끄는 것 아닙니까? 여러 가지 우리도 장애인도 이야기를 했지만 장애인은 목소리 역시도 잘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것과 똑같습니다. 장애인도, 노동자도, 청년도, 여성도, 모든 시민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합니다. 우리의 연대가 생각을 바꿀 것입니다. 함께 싸웁시다. 끝까지 저항합시다. 윤석열 탄핵을 위해 끝가지 싸울 것을 다짐합니다.

저희 구호 하나 외쳐보겠습니다. 저희는 이렇게 구호를 외칩니다. "장애인도 시민으로 이동하는 민주주의로" 이렇게 구호를 외치는데요. 제가 "장애인도!" 하면 여러분은 "시민으로!" 해주시면 되구요. "이동하는!" 하면 여러분이 "민주주의!" 라고 외쳐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장애인도! (시민으로)
이동하는! (민주주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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