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주년] “누구나 권리는 동등하다는 가치를 실현하는 곳”
조주열(대구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장애인일자리사업 담당)


어린 시절은 어떻게 보내셨나요?

1994년 경북 안동시에서 태어났어요. 대학교 입학 전까지는 어머니, 아버지, 형, 동생 이렇게 5인 가족이었고요. 대구대학교에 진학하면서 대구로 거주지를 옮기고 혼자 살기 시작했어요. 초등학교 시절 자원봉사를 하면서 성취감을 크게 느꼈어요. 사과밭에서 사과 따기, 어르신들 물품 나눔, 김장 봉사 같은 활동이었습니다. 초·중·고등학교 시절 내내 꾸준히 이어갔어요. “이걸 직업으로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나중엔 뼈암(골육종)을 앓으면서 병원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고, “나도 받은 걸 돌려주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생겨서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하게 됐어요.

 

대학 시절에도 봉사를 이어가셨나요?

네, 발달장애인 특수학교에서 방과후 활동, 지역 아동센터 교사 봉사, 대구 정신병원에서 실습과 봉사를 했어요.

 

졸업 후 첫 직장은 어디였나요?

바로 대구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였습니다. 졸업 후 “내가 사회복지사가 될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장애인 일자리 사업 참여자 모집 공고를 보고 2018년 12월에 입사했어요.

 

입사 전에는 사람센터에 대해 알고 계셨나요?

전혀 몰랐죠. 대구대 출신 선배들이 많다는 건 나중에 알았어요. 학교 다닐 땐 장애인 운동 이야기를 역사 속 이야기처럼만 들었을 뿐, 현장에서 직접 접해 본 건 여기 와서 처음이었어요.

 

사람센터에서는 어떤 업무를 맡았나요?

발달지원팀에서 자립지원사업을 담당했어요. 직무지도원과 유사한 역할을 맡아 참여자들과 함께했어요. 처음엔 “많이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이 컸어요. 그런데 센터에서는 “이분들은 도움만 받는 사람들이 아니다.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았어요. 학교에서 배운 복지와는 달라 처음엔 혼란스러웠지만, 곧 “이게 맞구나” 하고 받아들이게 됐죠.

 

이후 직무는 어떻게 변화했나요?

처음엔 장애인 일자리 사업 참여자로 2년, 그다음엔 직무지도원으로 2년, 2023년부터는 담당자로 전환됐어요. 현장에서 직접 지원하던 역할에서 사업 운영과 행정까지 맡게 됐습니다. 담당자가 되면서 제 성격이 많이 바뀌었어요. 예전엔 수동적이고 눈에 띄는 걸 싫어했는데, 이제는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교류하려고 노력해요. “적극적인 사람”이라는 얘기를 처음 들었을 정도예요.

 

집회나 투쟁도 경험하셨다고요.

네, 처음엔 무섭고 떨렸습니다. 욕하는 사람도 많고 경찰과 충돌도 있었거든요. 하지만 “좋게 말하면 들어주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래서 집회와 선전전이 필요하다는 걸 몸으로 배웠어요.

 

다른 복지기관과 비교했을 때 사람센터의 차별성은 무엇일까요?

다른 기관들은 단순 서비스 제공이라면, 사람센터는 권리와 자립심, 자기결정권을 존중합니다. “이용자 중심”이라는 걸 체감해요. 발달장애인 자립지원사업에 참여한 분이 처음엔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 했는데, 경험을 쌓으면서 “바리스타가 되고 싶다”고 말했을 때 감동이 컸어요. 또 오랫동안 사업 참여가 종결되지 못했던 분이 결국 혼자 집에 귀가하는 걸 보고 “내가 하는 일이 단순한 일이 아니구나”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참여자들에게 단순 청소가 아니라 문서작업, 재활용 분류 같은 다양한 업무 경험을 제공했어요. 그걸 통해 “작은 변화지만 삶을 바꿀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어요.

 

사람센터에서 일하면서 달라진 점이 있나요?

장애를 “보호받아야 하는 것”으로만 생각했는데, 이제는 “권리와 가능성”으로 보게 됐습니다. 저 자신도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사람이 되었고요. 직장으로서 사람센터는 업무 강도가 높아 힘들지만, 성취감은 크고 “자아실현의 최적의 직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장애인 운동기관으로서는 100점 이상 줄 수 있어요.

 

사람센터의 가치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요?

“누구나 동등한 권리를 가진다”는 가치를 실현하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사람센터 20주년을 맞아 바람을 전해주신다면요?

앞으로 30살, 40살, 100살까지 이어가는 센터가 되길 바랍니다. 정말 20주년 축하드립니다.